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음식을 해 먹으며 힐링 시간을 보내는 영화 리틀포레스트입니다. 임순례 감독이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끼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이 허기질 때 보면 든든한 느낌을 주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사계절을 나타내는 영화 속 음식들
영화 리틀포레스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갈하면서도 소박한 한국의 음식이 많이 나옵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배가 고픈 느낌이 들게 됩니다. 영화에 나온 음식에는 고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건식이 아니냐는 문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물성 식재료인 치즈, 계란 등이 나와 완전한 비건식은 아닙니다. 봄에 나온 음식은 꽃을 이용한 파스타가 있습니다. 또한 일식을 추가해 달라는 원작자의 의도를 반영해 오코노미야끼도 등장합니다. 그 외에도 감자빵과 향긋한 봄을 느낄 수 있는 아카시아 꽃 튀김도 나옵니다. 여름에 나온 음식으로는 오이 냉콩국수가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콩국수는 여름철 대표 메뉴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면 대신 오이를 이용하여 만들어 먹습니다. 과일로는 빨간 토마토를 먹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불 앞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여름 음식은 시원하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을에 나온 음식은 밤조림이라고 불리는 보늬밤이 나옵니다. 가을은 밤의 계절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겨울에 나온 음식으로는 뜨끈한 배춧국과 수제비가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팥시루떡과 막걸리도 나옵니다.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을 녹여주는 음식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였습니다.
사람에 주목하는 임순례 감독
일본 만화 리틀 포레스트를 리메이크한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임순례 감독이 맡았습니다. 감독은 한국의 전원생활을 영화에 담고자 했습니다. 기술적인 효과나 미술의 영역이 아닌 평범한 한국 농촌의 사계절을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내에는 개구리, 꽃 등 자연의 풍경이 인서트 되어 보여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주인공 혜원은 임용고시가 떨어지고 시골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혜원이 시골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조용하게 자신의 시간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의 내면에서 하는 소리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독의 의도와 연출이 영화 전반에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골에 내려와 직접 따뜻한 밥을 해 먹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는 살면서 생긴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힘든 마음을 달래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사람을 바라볼 때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길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이전에 연출하셨던 작품과는 다르게 이 영화를 인간관계에서의 휴식과 위로를 전달해 주신 것 같습니다. 지친 마음을 살아가는 청춘은 주위를 둘러만 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같은 현실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주인공 혜원을 보면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속 궁금한 뒷 이야기
영화를 보다 보면 저곳은 어딜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농촌 풍경과 함께 한국의 사계절을 잘 보여주는 촬영 장소는 바로 경상북도 의성군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스태프들이 영화에 나오는 식재료를 길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개봉 이후에는 주말에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인구의 절반이 60세 이상의 노인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귀농의 평화로움을 담은 영화를 보고 귀농을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고지 없는 시골에서 살아가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폐쇄적인 마을 분위기와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귀농에 대한 환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원래 리스포레스트의 원작은 일본 만화입니다. 한국에서 영화 리메이크를 제안하자 일본의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2가지 조건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원작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 조건은 일식이 영화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감독은 원작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사계절 자연 속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큰 틀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또한 영화에 일식은 밤조림과 오코노미야키를 넣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영화를 다 본 후에 알 수 있는 소소한 정보들 또한 영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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